◈ 전국 법원장 28명 중 24명, 대법관 14명 중 12명 서울대 출신
대법원의 이 같은 설명과는 별개로 현재 전국 28개 법원장(법원행정처 차장 포함) 구성의 이면을 살펴보면 서울대 출신이 무려 24명으로 특정대학 출신의 법원장 구성 비율이 매우 높다는 점은 눈여결 볼 대목이다.
왜냐하면 기수와 서열 등을 고려한 인사의 예측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사법부의 안정적인 인사 시스템을 감안할 때 법원장이 대법관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커 특정대학 출신 법원장의 높은 점유률은 그대로 특정대학 출신 대법관 편중현상 심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종영 대법원장을 포함해 14명의 대법관 출신학교를 보면 변재승·윤재식·이용우·강신욱·이규홍·이강국·손지열·박재윤·고현철·김용담·김영란 대법관 등 12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현재 28명의 법원장 구성을 보면 김연태 사법연수원장과 박송하 광주고법원장, 김목민 서울북부지법원장이 고려대를 나왔고, 연세대 출신인 이흥복 부산고법원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24명은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전국 28개 법원장의 서울대 출신 구성비율이 85.7%로 서울대 출신 대법관 구성비율 85.7%와 일치하고 있어 법원장과 대법관의 묘한 함수관계가 있다.
반면 재판관 9명으로 구성된 헌법재판소의 경우 대법원에 비해 출신대학이 비교적 다양화 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윤영철 헌법재판소장과 김영일·권성·김경일·김효종·송인준 재판관 등 6명이 서울대 출신이고, 이상경 재판관이 중앙대, 주선회 재판관이 고려대, 전효숙 재판관이 이화여대 출신이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은 서울대 출신의 법관 비율이 다른 대학 출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삼스러울 것도 딴지를 걸 것도 없다.
하지만 사법부 수뇌부가 소수 사법엘리트로 구성돼 있어 기득권화·획일화·보수화 성향이 심하다는 지적은 사법개혁의 장애요소로 인식되고 또한 출신학교에 따른 보이지 않는 서열과 ‘따로국밥’ 문화가 내재돼 있다는 목소리는 사법부 융합의 저해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되새겨 볼 만한 대목이다.
올해에는 오는 26일 변재승 대법관을 시작으로 내달 13일 김영일 헌법재판관, 오는 9월 최종영 대법원장, 10월에는 유지담·윤재식·이용우 대법관, 11월에는 배기원 대법관 등 7명이 정년을 마치고 법복(法服)을 벗는다.
따라서 대법원 구성에 있어 출신대학에 대한 다양성 확보도 고려해 임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지 여부도 관심거리이지만 현재로선 법원 내부 승진대상자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들의 추천하는 대상자들도 서울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사법부 수뇌부의 서울대 출신 의 편중현상 심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법원장 출신지역 분포 경북 6명 최다…대법관 승진 치열한 각축전
한편 대법관 인사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 중 하나가 지역적 안배인데 현재 법원장들의 출신지역 현황을 볼 때 경북·경남·충남·전남·전북 출신의 법원장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전국 28개 법원장 중 경북출신이 6명으로 가장 많고, 경남 5명, 충남 4명, 전남과 전북이 각각 3명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호영 대전고법원장(경기·사시12회), 박송하 광주고법원장(광주·사시13회), 김목민 서울북부지법원장(서울·사시13회), 우의형 서울행정법원장(대구·사시13회), 강문종 부산지법원장(제주·사시13회), 이우근 인천지법원장(평북·사시14회), 박국수 전주지법원장(함남·사시15회)은 경쟁자가 없어 상대적으로 심리적인 부담이 적다.
현재 법원장이 한 명도 없는 지역은 대전·인천·울산·부산·강원·충북 등 6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