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들 수난…방패 찍혀 입원하고 구금까지

경찰의 무차별 연행에 짓밟힌 시민과 변호사들의 인권 기사입력:2008-06-27 15:21:03
경찰이 성난 민심의 촛불을 무리하게 소화기와 물대포로 끄려할 뿐만 아니라 무차별연행까지 자행해 인권침해 논란을 거세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연행 대상을 보면 초등학생은 물론 국회의원도 예외는 아니었고, 시위에 참가하지도 않은 일반시민까지도 무차별 연행됐다.

심지어 ‘인권지킴이’로 나선 변호사들마저도 강제로 연행돼 구금되고, 경찰의 방패에 맞아 병원에 입원하는 변호사마저 생기는 지경에 이르렀다.

상황이 이쯤 되자, 경찰청 인권위원들도 26일 전원 사퇴하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으나 경찰은 묵묵부답이다. 결국 진보 변호사단체가 거리로 나서 경찰의 불법연행 등 과잉진압을 성토하고 나섰다.

◈ 민변 거리 나서 경찰 성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백승헌)은 27일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민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연행 및 폭력적인 진압을 중단할 것과 무차별적으로 연행된 시민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변호사의 인권침해감시활동을 보장하고, 변호인의 접견교통권 침해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장주영 부회장, 한택근 사무총장, 이광철, 이재정, 강영구, 김진, 황희석 변호사 등 7명이 참석했다.

민변 기자회견 모습. 좌측부터 이광철, 이재정, 강영구, 한택근, 장주영, 김진, 황희석 변호사. 이재정, 강영구 변호사는 구금됐다 풀려난 뒤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특히 이번 촛불집회에서 인권침해감시단을 운영하고 있는 민변은 인권지킴이 변호사들마저도 연행 및 구금되는 상황에까지 이르자 인권유린 상황이 심각하다며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앞서 장주영 민변 부회장은 기자에게 “지금의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대통령을 비롯한 경찰청장은 국민의 의식수준을 제대로 못 따라오고 있다”며 “지금은 마치 1980년대로 시대를 거꾸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혀를 내둘렀다.

변호사들이 기자회견을 위해 경찰청 앞으로 모이자 사복경찰관이 다가왔고, 이어 순식간에 전경 수 십 명이 경찰청 정문을 둘러싸고 막았다. 이를 지켜 본 변호사들은 어이없어 쓴웃음을 보이며 고개를 저었고, 황희석 변호사는 “우리가 어떻게 한다고 뭘 촌스럽게 가로막느냐”고 한 마디 던지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경찰의 상황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 국민들에게 실상 알려달라
민변은 “시민들에 대한 인권유린은 물론 인권침해감시활동을 펴던 변호사마저 무차별적으로 연행하는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고, 이러한 수사기관의 행태에 경악을 금치 못해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며 “기자 여러분이 국민들에게 자세히 보도해 실상을 알려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민변이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게 된 결정적인 사건은 이렇다. 민변에 따르면 6월 25일 오후 6시 40분께 경찰은 경복궁역 근처에서 삼삼오오 인도에 앉아있던 시민들을 갑작스레 둘러싸고 해산명령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제로 연행했다.

장주영 부회장은 “집회를 하고 있지도 않고 도로를 점거하지도 않은 시민들에게 해산명령을 내고 공격적이고 무차별적인 연행을 한 것은 명백한 불법체포행위”라고 경찰을 비난했다.

그는 특히 “무차별적인 연행이 자행되고 있다는 시민들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갔던 민변 인권침해감시단 이재정·강영구 변호사가 이를 항의하자 어처구니없게도 경찰은 변호사들마저 연행해 강북경찰서에 구금했다”고 성토했다.

◈ 팔뚝에 피멍 든 여성변호사

실제로 25일 7시경 경찰에 연행됐다가 구금된 지 24시간이 넘은 26일 자정 무렵 석방된 이재정 변호사는 먼저 “변호사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중 국회의원이자 민변 소속 변호사인 이정희 의원과 초등학생이 불법 강제 연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곧바로 현장에 달려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강제연행 돼 상황은 끝난 상태였고, 현장에 남아 있던 몇몇 사람들은 망연자실해 하고 있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현장에는 경찰들만 있었을 뿐 시위대는 없었고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음료수나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경찰이 해산명령을 내리더니 많은 전경들이 시민들을 체포해 연행했다”고 경찰의 불법체포를 주장했다.

또 “당시 상황에 대해 경찰관계자에게 항의하고,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에게도 위법한 강제해산명령과 연행의 위법성에 대해 항의했지만 무시할 뿐 소용이 없었다”고 경찰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연행된 시민들을 위해 법적 조력을 하려던 변호사로서 경찰서 유치장에 시민들과 함께 있어야 하는데 변호사라는 지위만으로 먼저 나온 것에 대해 시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목소리가 잔잔히 떨렸다.

감금됐던 이재정 변호사와 강영구 변호사는 민변 소속 변호사 30여명의 항의로 자정 무렵 풀려났다.

특히 이 변호사는 “변호사로서 법정에 서길 포기하고, 이렇게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에 답답한 심정이고, 법률가로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깜깜하다”고 작금의 현실을 한탄했다.

기자회견 뒤 기자와 따로 만난 이 변호사는 “사진기자들도 현장에 있어 알지만 당시 인도에 있던 사람들은 시위자들이 아님이 명백함에도 경찰이 불법으로 체포했다”며 재차 경찰의 불법행위를 성토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팔뚝이 드러나는 정장을 입은 이 변호사의 양쪽 팔뚝에는 벌겋게 된 멍 자국들이 많아 기자가 놀라자, 이 변호사는 “전경들에 의해 제압당하며 강제로 연행되는 과정에서 멍이 든 것”이라고 말해 당시 여성 변호사로서 긴박하고 강압적으로 연행됐던 상황을 짐작케 했다.

한편 인권침해감시활동을 펼치던 이준형 변호사는 25일 밤 전경이 휘두른 방패에 맞아 국립의료원에 현재 입원한 상태라고 민변은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어청수 경찰청장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국가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장주영 부회장은 “경찰은 이들 변호사가 시위대와 함께 시위를 했기에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주장하나, 수많은 사진과 동영상으로 드러났듯이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게다가 변호사들은 연행된 이후 위법한 연행 및 구금과 즉각 석방을 주장하고, 경찰서장 면담을 요구했음에도 경찰은 검사 지휘만을 내세우며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비난했다.

한택근 민변 사무총장은 “촛불집회 시작 이후 경찰과 시위대들이 대치하는 것을 보고 인권침해가 우려돼 인권침해감시활동을 벌여 왔다”며 “그런데 촛불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무차별 연행과 변호인의 접견교통권 등의 침해는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제는 노골적인 수준에 이르러, 국민이 촛불을 더욱 높이 드는 것”이라고 경찰에 일침을 가했다.

이어 “경찰은 여성 변호사 2명을 불법 연행하고 구금까지 자행하는 행태를 보였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임을 분명히 밝혔다.

한 사무총장은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은 경찰청장이 방조하지 않는 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우선 이재정, 강영구 변호사를 불법 연행 및 감금한 것에 대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고, 계속 사례를 수집해 법적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민변은 변호인의 접견교통권 침해와 불법감금에 대해 빠른 시간 내에 어청수 경찰청장과 현장 책임자를 형사고소해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며, 경찰청장의 공식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권변호사들의 이 같은 외침에 경찰이 향후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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