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지탄받은 법조관행…재판에 전관예우 없다”

기사입력:2016-12-02 21:25:38
[로이슈 신종철 기자] 양승태 대법원장은 2일 “부적절하다고 지탄받은 법조관행은 바로 해묵은 폐습으로 지적돼온 이른바 전관예우의 논란이었다”며 “우리는 재판에 있어 전관예우의 관행이 있음을 단호히 부정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전국의 법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국 법원장회의에서 양승태 대법원장은 인사말에서 “올 한해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의 연속으로 법조계 전반을 보는 국민의 눈길은 싸늘해져 가기만 하고, 법원도 예외가 아니다”고 지적하면서다.

전국 법원장회의에 참석한 양승태 대법원장(사진=대법원)

전국 법원장회의에 참석한 양승태 대법원장(사진=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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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국 법원장회의에는 고영한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사법행정의 주요 정책 방향을 설명했고,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을 비롯해 35명의 전국 법원장이 참석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2016년의 한 해가 마지막까지 크나 큰 정치적 격랑에 휩싸인 채 저물어간다”며 “그러나 사법부는 정치 상황에 초연해야 함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공직을 맡고 있는 우리는 의연한 자세와 빈틈없는 직무 수행으로 국민에게 믿음과 안도감을 주어야 할 헌법적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우리가 들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의 연속으로 법조계 전반을 보는 국민의 눈길은 싸늘해져 가기만 하고 법원도 예외가 아니다”며 “지난 봄 무렵 몇몇 형사사건을 수임한 변호사의 부적절한 처신이 일으킨 탁류의 소용돌이가 재판의 공정성과 법원에 대한 신뢰에 엄청난 타격을 가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 법원의 한 중견 법관이 도저히 믿기 어려운 오직(汚職, 직책을 더럽힘) 행위의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며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모든 사법부 구성원을 형언할 수 없는 충격과 치욕에 빠뜨리고, 그 동안 신뢰 확보를 위해 공들여 온 노력이 일시에 무너지는 듯한 좌절감을 느끼게 했다”고 지적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하지만 우리가 받은 충격과 상처가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변함없이 사법부를 믿고 성원해 온 국민들이 받은 그것에 비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사태를 한탄하거나 분노하기에 앞서 사법부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든 국민에게 향후 이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임을 다짐하고 행동으로 이를 보여야 할 책무가 있다”고 밝혔다.

전국 법원장회의에 참석한 양승태 대법원장(사진=대법원)

전국 법원장회의에 참석한 양승태 대법원장(사진=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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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대법원장은 특히 “이번에 부적절하다고 지탄받은 법조관행은 바로 해묵은 폐습으로 지적돼온 이른바 전관예우의 논란이었다”며 “우리는 재판에 있어 전관예우의 관행이 있음을 단호히 부정한다”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그렇지만 전관 관계를 악용하거나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법원 내부에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했다면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외부에만 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또 오직에 관련된 법관의 신분이 중견 부장판사라는 점에서 그러한 오직행위가 타락한 극히 예외적인 법관의 행동일 뿐이라고 간단히 넘기기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또 “우리는 충격적인 사태가 알려진 지난 9월 긴급히 회합을 가지고 대책을 숙의한 바 있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법원 안팎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지혜를 모아 국민들에게 법원의 새로운 면모를 보일 수 있는 창의적인 방안을 마련해주실 것을 기대하다”고 밝혔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재판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이나 왜곡을 물리칠 수 있는 근원적인 무기는 바로 국민의 신뢰”라며 “우리가 스스로를 희생하면서까지 국민의 신뢰 확보에 나서는 것은 그것이 우리의 생명인 재판의 독립을 수호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국 법원장회의에 참석한 양승태 대법원장(사진=대법원)

전국 법원장회의에 참석한 양승태 대법원장(사진=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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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양승태 대법원장 전국 법원장회의 인사말 전문>

친애하는 전국의 법원장 여러분!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2016년의 한 해가 마지막까지 크나 큰 정치적 격랑에 휩싸인 채 저물어갑니다. 해 마다 정례적으로 개최되는 전국법원장회의이지만 금년의 회의를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은 이로 인해 말할 수 없이 무거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사법부는 정치 상황에 초연해야 함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공직을 맡고 있는 우리는 의연한 자세와 빈틈없는 직무 수행으로 국민에게 믿음과 안도감을 주어야 할 헌법적 책무가 있습니다. 이런 뜻에서 오늘의 이 회의는 더욱 진중하고 냉철하게 올해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보다 나은 미래를 다짐하고 설계하는 자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그칠 줄 모르고 밀려오는 과중한 사건의 부담 속에서 각자의 직무에 최선을 다해 온 사법부 구성원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양적으로 엄청날 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점점 난해하고 격렬해져 가는 법적 분쟁을 사법부가 나름대로 중심을 지키며 역할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법원 가족들의 헌신과 법원장 여러분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던 것입니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금년도 기업환경조사에서 우리나라의 사법절차를 상사분쟁을 해결하는데 있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절차로 지목한 것도 법원 구성원이 흘린 땀의 결실로서 우리에게 큰 긍지를 가지게 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법원장 여러분!

그러나 우리가 들인 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 한 해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의 연속으로 법조계 전반을 보는 국민의 눈길은 싸늘해져 가기만 하고 법원도 그 예외가 아닙니다. 지난 봄 무렵 몇몇 형사사건을 수임한 변호사의 부적절한 처신이 일으킨 탁류의 소용돌이가 재판의 공정성과 법원에 대한 신뢰에 엄청난 타격을 가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법원의 한 중견 법관이 도저히 믿기 어려운 오직(汚職)행위의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까지 발생하였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모든 사법부 구성원을 형언할 수 없는 충격과 치욕에 빠뜨리고 그 동안 신뢰 확보를 위해 공들여 온 노력이 일시에 무너지는 듯 한 좌절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받은 충격과 상처가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변함없이 사법부를 믿고 성원해 온 국민들이 받은 그것에 비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사태를 한탄하거나 분노하기에 앞서 사법부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든 국민에게 향후 이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임을 다짐하고 행동으로 이를 보여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이번에 부적절하다고 지탄받은 법조관행은 바로 해묵은 폐습으로 지적되어온 이른바 전관예우의 논란이었습니다. 우리는 재판에 있어 전관예우의 관행이 있음을 단호히 부정합니다.

그렇지만 전관 관계를 악용하거나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법원 내부에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했다면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외부에만 돌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 오직에 관련된 법관의 신분이 중견 부장판사라는 점에서 그러한 오직행위가 타락한 극히 예외적인 법관의 행동일 뿐이라고 간단히 넘기기도 어렵습니다. 자신의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각자 최선을 다하는데서 한 걸음 나아가 ‘국민이 사법부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그 원인을 규명하여 이를 극복하려는 결연한 의지를 가질 때에 비로소 신뢰 확보를 향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 충격적인 사태가 알려진 지난 9월 긴급히 회합을 가지고 그 대책을 숙의한 바 있습니다.

그에 이어 오늘 이 자리에서, 법원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며 여러분이 수렴한 의견을 바탕으로 법원 안팎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지혜를 모아 국민들에게 법원의 새로운 면모를 보일 수 있는 창의적인 방안을 마련해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재판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이나 왜곡을 물리칠 수 있는 근원적인 무기는 바로 국민의 신뢰입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희생하면서까지 국민의 신뢰 확보에 나서는 것은 그것이 우리의 생명인 재판의 독립을 수호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임을 결코 잊어서는 아니 됩니다.

전국 법원장회의에 참석한 양승태 대법원장(사진=대법원)

전국 법원장회의에 참석한 양승태 대법원장(사진=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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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법원장 여러분!

사법부는 올해에도 재판 업무를 충실히 하고 사법제도를 개선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이는 우리에게 부여된 기본적인 책무로서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심급제도의 본질에 관한 명확한 이해와 인식을 바탕으로 각 심급의 기능에 맞도록 심리방식을 심급별로 차별화하는 등 재판절차를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재편하려는 시도는 그 대표적인 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 1심과 항소심의 서로 다른 역할에 대한 공감대 역시 점차 확대되고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상소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또한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함과 동시에 법원의 문제해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하여, 불법행위의 유형별로 적정한 위자료 산정방안을 정립하는 한편, 형사재판에서 ‘치료사법’과 가정법원의 후견적 기능을 꾸준히 강화하는 노력 역시 계속 해왔습니다. 그리고 공법 분야의 재판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행정법관 포럼’을 시행하고 관련된 법관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의 자체적인 노력은 법관들 스스로 개선사항을 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상당히 바람직한 모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이와 같은 과제 이외에도 법조일원화의 흐름과 평생법관제에 부합하는 인사제도, 보다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근무환경을 이루기 위한 조직 문화 개선과 복지제도 등 여러 사법정책의 성과와 한계에 대하여도 논의가 있을 것입니다.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첨단기술의 융합이 촉발한 제4차 산업혁명은 가까운 시일 내에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폭발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적인 무한경쟁의 조류는 사법 분야에도 불어 닥쳐 우리의 인접 국가들은 자국의 사법기관을 국제적 분쟁해결의 중심지인 이른바 ‘허브 법원’으로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으며 약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상유지나 정체는 바로 도태를 의미합니다. 우리에게는 인식의 대전환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기존의 제도에 안주하거나 자만심에 빠진다면 순식간에 앞뒤가 역전되는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바람직한 사법부의 앞날을 논의함에 있어서는 기존의 인습적인 사고와 틀을 버리고 실로 혁신적인 시각으로 모든 측면을 새로이 조명하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임을 당부 드리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전국의 법원장 여러분!

여러 가지 사정이 겹쳐 나라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국민들이 불안한 마음으로 국정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럴 때 국가기능의 한 축을 맡은 사법부의 사명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육중한 바위 같이 폭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진중한 자세로 묵묵히 헌법적 사명을 다 해나가는 사법부의 모습에서 국민들은 안도감을 얻을 것입니다. 평상심을 잃지 아니하고 원칙과 정도에 따라 맡은 직분을 충실히 수행하여 이 땅에 법의 지배가 굳건히 뿌리 내리도록 함으로써 국민에게 자긍심과 신뢰감을 가지게 하는 것이 사법부의 일원인 우리의 궁극적 임무입니다. 그 책임을 완수하여 나라가 처한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는데 힘을 모으고, 국민들이 의지할 수 있는 믿음직한 사법부를 만들어 가려는 의지가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되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 번 올 한 해 동안 법원장 여러분을 비롯한 법원 가족들의 노고와 헌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6. 12. 2.
대법원장 양승태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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