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정치적 소용돌이로 진통…사법부 역할 중요”

기사입력:2017-01-02 14:38:54
[로이슈 신종철 기자] 양승태 대법원장은 2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을 정치적 소용돌이로 짚으며 사법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2017년 시무식에서 양승태 대법원장은 “지금 우리나라는 크나큰 정치적 소용돌이로 진통을 겪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사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 진다”고 말했다.

2일 양승태 대법원장 시무식.(사진=대법원)

2일 양승태 대법원장 시무식.(사진=대법원)

이미지 확대보기
양 대법원장은 “사법부는 정치에 초연해야 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독립성을 잃지 않고 법치주의의 이념을 수호함으로써 사회의 중심을 잡고 안정을 찾아야 할 사명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사법부 소속 공직자로서 법의 지배와 사법부 독립에 관한 헌법 원칙이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는 확신으로 밝은 미래를 향한 희망과 안도감을 국민에게 안겨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환기시켰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선조들은 예로부터 덕망과 학식을 갖춘 사람의 인품을 나타내는 ‘사군자’ 중에서 한겨울에도 곧게 자라면서 언제나 푸름을 간직한 ‘대나무’를 선비 정신과 강인함의 상징으로 여겨왔다”며 “대나무는 비바람에 흔들려도 결코 부러지지 않고 꼿꼿함을 유지한다. 이는 어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소신껏 지켜나감과 동시에 다양한 변화에 적응하는 유연함을 겸비하고 있음을 함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법부가 대나무와 같은 곧은 자세를 유지하면서 시대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당당한 태도로 우리에게 부여된 헌법적 책무를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국민으로부터 한층 신뢰받을 수 있는 한 해를 만들기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2017년 시무식에 참석한 양승태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사진=대법원)

2017년 시무식에 참석한 양승태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사진=대법원)

이미지 확대보기
<다음은 양승태 대법원장 2017년 시무식사 전문>

친애하는 전국의 법원 가족 여러분!
2017년 정유년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여러분의 가정에 따뜻한 사랑과 행복이 넘치고, 각자 마음속에 담은 소중한 꿈과 바람이 모두 이루어지는 활기찬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무엇보다 먼저, 지난 한 해 동안 묵묵히 자신의 임무에 최선을 다한 법원 가족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나날이 복잡해져가는 수많은 사건을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여러분이 있기에 국가 기능의 한 축을 맡은 사법부가 헌법적 사명을 다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작년 말 세계은행에서 우리나라의 민사 분쟁 해결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한 것 역시 여러분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각자 업무에 매진한 소중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법원 가족 여러분!
모두 염려하는 바와 같이 지금 우리나라는 안팎으로 매우 어려운 정세에 직면해 있습니다. 세계적 경제 침체가 몇 년째 계속되고 있고 곳곳에 평화를 위협하는 국제적 긴장 국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나라 안은 크나큰 정치적 소용돌이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사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사법부는 정치에 초연하여야 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독립성을 잃지 않고 법치주의의 이념을 수호함으로써 사회의 중심을 잡고 안정을 찾아야 할 사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법부 소속 공직자로서 법의 지배와 사법부 독립에 관한 헌법 원칙이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는 확신으로 밝은 미래를 향한 희망과 안도감을 국민에게 안겨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모든 법원구성원이 진실로 나라를 위하고 국민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진중하고도 충실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간다면, 그동안 끊임없이 추구해온 국민의 신뢰 또한 하루가 다르게 높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새해를 맞이하여 나라의 안정과 발전이 바로 내 어깨 위에 놓여있다는 각오로 사법부에 맡겨진 사명을 다시 한 번 분명히 인식하면서, 의연하고도 굳건한 자세로 그 책무를 완수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것으로 한 해를 시작하여야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사법부 구성원 여러분!
지금 우리는 인류 문명의 한 획을 긋는 대 변혁기에 살고 있습니다. 상상을 뛰어넘는 첨단기술의 융합은 이른바 제4차 산업혁명을 촉발하여 사회의 모든 부분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뿌리째 바꾸어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의 상당부분을 대체하고 지금까지 가장 중요하고 힘들었던 일이 간단한 기계조작 하나로 처리되는 등의 놀라운 변화가 바로 우리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직업이 사라지게 될 것이고 법조 직업도 그러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여러 미래학자들이 점치고 있습니다. 어떤 분야라도 변화의 조류를 미리 헤아려 대처하지 않으면 미래의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제적 무한경쟁의 격랑은 사법 분야에도 밀려오고 있습니다. 국제교역의 비약적 증대에 따른 분쟁해결의 중대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각국은 자국의 법원을 국제적 분쟁해결에 특화된 최적의 법원, 즉 거점 법원으로 만들어 다른 나라의 사법체제를 압도하기 위해 거국적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잠시라도 긴장을 늦춘다면 우리의 사법체계는 순식간에 사회의 가장 낙후된 분야로 뒤처지거나 세계 사법의 변방으로 전락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시기에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바로 현실에 안주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변화의 물결을 직시하고 각자의 직무를 돌아보며 그 실체적, 절차적 측면 모두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하고 끊임없이 혁신해 나가야 합니다.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피터 드러커가 ‘사회구조가 급속하게 변화하는 시기에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변화와 혁신의 선두에 서는 것이다. 다른 조직은 변화하는데 자신은 변화하지 않고 있으면 그 자체로 퇴보가 된다’고 말한 것은 최첨단 현대사회의 어느 분야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지표임을 결코 잊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2일 양승태 대법원장 시무식.(사진=대법원)

2일 양승태 대법원장 시무식.(사진=대법원)

이미지 확대보기
법원가족 여러분!
이러한 맥락에서 사법부는 그 동안 조직, 절차, 사법정책 등 모든 영역에서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향을 찾아 변화와 개선을 꾸준히 모색해 왔습니다. 국민과의 직접적인 소통에 의해 상호간 거리를 좁히고 법원에 대한 친근감을 높이려고 한 것도 새로운 시도의 하나입니다. 과거와는 달리 법원이 먼저 다가서는 적극적인 자세로 국민의 신뢰를 획득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법관의 인사 제도와 운영에 있어서도 놀라운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법조일원화, 평생법관제, 원로법관제도 등의 새로운 인사제도가 속속 새로 도입되는 한편 변화하는 환경으로 인해 현실에 맞지 않게 된 여러 인사 관행이 불가피하게 수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재판의 효율과 내실을 꾀함과 아울러 궁극적으로 원숙하고 경륜이 풍부한 사람이 법관이 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사실심을 강화하고 심리방식을 심급의 특성에 맞도록 차별화하여 제1심이 가장 중심적인 소송절차가 되게 함으로써 사법절차의 기본 체계를 확립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 최근 항소심에서 제1심 재판이 변경되는 비율의 감소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상고심 또한 최근 제도개혁의 필요성이 널리 인식되고 있어 계속 이를 추진해 나갈 것이지만, 이와 병행하여 대법원은 진정한 법률심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심리방식을 개선하는 노력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습니다.

새해 서울회생법원이 개원하여 도산이나 구조조정이 상시화 된 현 상황에서 전문성을 갖춘 법원이 보다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그 절차를 담당하여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할 수 있게 되었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새로운 기술에 발맞추어 국민에게 보다 나은 사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우리가 그 동안 자랑으로 삼아오던 사법정보화시스템에 대한 전면적 개선 검토에 착수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은 법원 업무의 모든 영역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법원구성원 각자가 그 취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그에 동참하지 아니하면 결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입니다. 새해에는 새로움과 열정이 넘치는 법원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보람찬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는 바입니다.

존경하는 법원 가족 여러분!
우리 선조들은 예로부터 덕망과 학식을 갖춘 사람의 인품을 나타내는 ‘사군자’ 중에서 한겨울에도 곧게 자라면서 언제나 푸름을 간직한 ‘대나무’를 선비 정신과 강인함의 상징으로 여겨왔습니다. 대나무는 비바람에 흔들려도 결코 부러지지 않고 꼿꼿함을 유지합니다. 이는 어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소신껏 지켜나감과 동시에 다양한 변화에 적응하는 유연함을 겸비하고 있음을 함축하는 것입니다. 새해에는 우리 사법부가 대나무와 같은 곧은 자세를 유지하면서 시대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당당한 태도로 우리에게 부여된 헌법적 책무를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국민으로부터 한층 신뢰받을 수 있는 한 해를 만들기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합시다.
2017년에도 여러분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7. 1. 2.
대법원장 양승태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주식시황 〉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2,656.33 ▲27.71
코스닥 856.82 ▲3.56
코스피200 361.02 ▲4.51

가상화폐 시세 〉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2,804,000 ▲843,000
비트코인캐시 693,000 ▲5,500
비트코인골드 47,310 ▲710
이더리움 4,536,000 ▲43,000
이더리움클래식 39,070 ▲820
리플 754 ▲6
이오스 1,180 ▲21
퀀텀 5,795 ▲135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2,799,000 ▲799,000
이더리움 4,533,000 ▲35,000
이더리움클래식 39,070 ▲770
메탈 2,476 ▲41
리스크 2,572 ▲44
리플 754 ▲6
에이다 681 ▲9
스팀 425 ▲9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2,704,000 ▲810,000
비트코인캐시 693,000 ▲6,500
비트코인골드 46,500 ▼20
이더리움 4,523,000 ▲32,000
이더리움클래식 39,020 ▲780
리플 753 ▲6
퀀텀 5,795 ▲120
이오타 337 ▲7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