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장 치료 지침에서는 약물을 통해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녹이는 치료는 증상 발생 후 4시간 30분 안에, 관을 삽입해 물리적으로 혈전을 제거하는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는 6시간 안에 시행해야 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증상 발생 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치료가 효과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 역시 의료계에 알려져 있었다.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전상훈) 신경과 김범준 교수팀은 연구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고, 기존 뇌경색(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의 골든타임으로 알려졌던 ‘6시간’이 지난 후에도 관련 검사 결과에 따라 혈관 재개통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골든타임이 지난 후에도 뇌세포가 사망하지 않고 남아있는 경우, 즉 뇌경색 증상은 있으나 뇌세포가 죽기 전인 단계의 뇌세포가 많은 경우 치료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MRI 검사를 통해 ‘뇌 혈류가 감소하여 뇌 기능이 일시 정지한 부분’과 ‘이미 뇌경색이 진행되어 뇌세포가 사망한 부분’을 비율로 계산(mismatch ratio)하여 전자가 후자보다 약 80% 이상 많은 환자 60명에 혈관 재개통 치료를 진행했고, 이 중 42%에서 합병증이 감소하는 등 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 치료 3개월 후 뇌졸중 환자의 일상생활 의존도 평가점수 분포)
이미지 확대보기‘랭킨 점수(modified Rankin Scale)’라고 불리는 뇌졸중 환자의 일상생활 의존도 평가점수를 확인한 결과에서도 치료 시 성과가 두드러졌다. 아무런 증상이 없는 환자(mRS=0)의 비율은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16.7%,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에서 2%로 8배 이상 큰 차이를 보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저명한 신경과 잡지 ‘뇌혈관질환(Cerebrovascular Diseases)’ 온라인판에 실렸다.
임한희 기자 newyork291@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