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에서 비롯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부 국산 브랜드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다. 겟차 기업부설연구소가 이달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6월과 7월에 같은 기간 접수된 각 브랜드 유효 구매 상담 건수를 비교한 결과 일본 브랜드 전체에서 41% 수치가 줄어드는 동안 오히려 136% 대폭 증가한 브랜드도 있었다.
중가 수입 브랜드인 랜드로버, 캐딜락, 포드 등에서 그 변화가 감지됐다. 랜드로버와 포드가 각각 44%, 28% 늘어났는데 이는 디스커버리 스포츠, 익스플로러의 견적 건수 증가가 주된 이유였다. 이 두 모델은 렉서스 NX, RX 그리고 닛산 QX60의 대체 모델로 거론되는 차종이다.
저가 수입 브랜드, 미니와 푸조에서도 의미 있는 수치가 나타났다. 두 브랜드의 대표 SUV라 할 수 있는 컨트리맨과 3008에 대한 상담 요청이 늘어나며 지난달 대비 견적 건수는 각각 30%, 45% 상승했다. 두 차종 모두 지난달에서 프로모션이 늘었으나 통상적으로 볼 때 이 정도의 수치 증가를 유발할 만큼은 아니다. 이런 경우, 브랜드간 수요 이동을 주된 요인으로 해석하는 게 일반적이다. 미니 컨트리맨은 렉서스 소형 SUV UX, 여기에 더해 푸조 3008은 닛산 컴팩트 SUV 엑스트레일에 대응하는 모델이다.
국산차의 견적 건수 증가율은 어떨까? 현대차는 지난달 대비 44% 견적 건수가 늘었다. 이 같은 결과를 이끈 데엔 중형 SUV 싼타페의 공이 가장 컸다. 출고 적체를 겪는 대형SUV 팰리세이드의 잠재 수요가 이동한 건 아니다. 팰리세이드 견적 건수의 경우, 6월과 7월 같은 기간에 거의 동일한 수치를 보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싼타페의 견적 증가는 기존 일제 SUV를 염두에 두던 수요가 옮겨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토요타 RAV4, 혼다 CR-V 차종을 현대 싼타페가 대체한 셈이다.
기아차는 이달에 지난달보다 25% 늘어난 견적 건수를 보였다. K7이 주된 원인으로 준대형 하이브리드라는 점에서 렉서스 ES와 포지션이 같다. 여기에 신형 모델 출시 이슈가 겹치면서 더 이상 일본차에 관심을 지속하기 어려운 고객이 보다 저렴한 국산 신형 모델로 눈길을 돌린 결과로 판단된다. 쉐보레, 르노삼성, 쌍용 역시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어 “일본 브랜드를 대체하는 브랜드는 하나같이 유효 구매 상담 건수가 증가했다는 점이 이번 일본차 불매운동의 화력을 실감케 한다”고 덧붙였다.
최영록 로이슈(lawissue) 기자 rok@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