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 녹색당 정책국장의 사회로 정다연 (녹색당 비례대표 예비후보 출마자), 성지수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활동가), 유승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 최유라 (페미니스트 활동가)의 발언과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의 기자회견문 낭독, 법복을 벗어라 퍼포먼스로 진행됐다.
설리 씨에 이어 구하라 씨까지 또 한 명의 젊은 여성 연예인이 세상을 떠났다. 구하라 씨는 살아생전 한때 연인이었던 가해자에게 폭력과 성관계 영상 유포 협박으로 고통받았다.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려 한 가해자 최종범은 죄의 무게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당시 구하라 씨의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 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구하라 씨의 피해 영상을 봐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사가 '영상을 법정에서 공개한다는 것은 2차 가해'라고 호소했지만 오덕식 판사는 끝끝내 '영상의 내용이 중요하다'며 재판장 단독으로 영상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들단체는 "오덕식 판사는 사실상 가해자 최모씨의 손을 들어줬다. 오덕식 판사는 판결문에 가해자의 증언 내용을 세세하게 명시하면서 왜 영상 촬영이 불법이 아닌지를 대신 설명했다. ‘구하라 씨가 먼저 가해자에게 연락했다, 두 사람은 성관계를 가지는 사이였다, 피해자가 먼저 제지하지 않았다’ 등이 근거이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누가 먼저 연락했든, 이미 성관계를 가지는 사이든, 어떤 이유로도 불법촬영 범죄는 정당화될 수 없다.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는 판결은 피해자가 저항하거나 제대로 거절한 것이 맞는지를 묻고 과거 성이력을 따지는 2차 가해 그 자체이다. 성적폐 판사 오덕식의 부정이 한 판결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8월 고 장자연 씨에 대한 성추행으로 기소된 전 조선일보 기자 조모 씨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21일에는 3년 동안 결혼식장 하객을 대상으로 불법촬영 범죄를 저지른 사진기사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기도 했다"고 적시했다.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사법부가 오히려 가해자 보호에 앞장서는데 이 땅의 여성들이 어떻게 존엄한 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지금도 수많은 여성들이 정의롭지 않은 판결에 좌절합니다. 고통을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기도 합니다. 우리 여성들은 단 하나의 목숨도 더 이상 잃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구합니다. 성적폐 재판부에 여성들을 잃을 수 없다. 판사 오덕식은 옷 벗어라!" 참석자들의 외침이다.
다음은 현장 발언의 주요 내용이다.
"양심이 있다면, 오덕식 판사는 스스로 법복을 벗기를 바랍니다. 성범죄 사건 판결문에 굳이 필요 없는 성관계를 나눈 구체적인 장소와 횟수를 기재함으로써 여성의 범죄 피해 사실을 구경거리처럼 전시한 오덕식 판사는 대한민국의 재판관으로 설 자격이 없습니다. 사법부는 판사들의 성인지 교육을 실시하고, 법관 임명 및 인사에 성인지 감수성 평가를 도입하십시오. 또 재판 과정에서 판결문 작성 과정에서 젠더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고 준수 여부를 조사하십시오."정다연 (녹색당 비례대표 예비후보 출마자)
"오덕식 판사는 가해자 친화적인 현 사법부의 대명사와 같다. 오덕식 판사의 썩은 내 나는 발자취는 기록으로 남아있다. 장자연씨 성추행 혐의 조선일보 전 기자 조희천 무죄. 웨딩홀 바닥에 카메라를 설치해 치마 속을 불법촬영한 남성 집행유예. 10대 청소년에게 음란물을 유포한 20대 남성 벌금형. 성매매 영업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남성 집행유예. 아동 성착취 동영상 유포한 남성 집행유예. 이것은 단지 법의 보수성 문제가 아니라 판사의, 사법부의 의식 문제이다." 유승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
"정의가 죽은 법원을 고발합니다. 성인지적 관점을 몰살시킨 언어의 판결로 피해자를 죽음으로 내몬 판사들을 고발합니다.더는 잃지 않겠습니다. 더는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이것은 다짐이 아닙니다. 결심이자 외침입니다. 시간 속에서 잊히리라 생각하지도 기대하지도 마십시오. 우리는 끝끝내 기억할 것이며 기필코 행동할 것이며 마침내 지켜낼 것입니다. 우리가 느끼는 분노 그대로의 무게를 감당하십시오. 진실 뒤에 숨지 마십시오. 진실을 똑바로 직시하십시오. 당신의 판결에 부채감을 느끼고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하십시오.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탄핵까지 불허하겠습니다. 이것은 피해자 여성을 죽음으로 내몬 판사들 당신을 향한 예고이며 경고입니다." 최유라 (페미니스트 활동가)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