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업체 중 그 피해가 폐업을 고려할 정도로 심각한 기업임에도 상표권, 디자인권 등 특허권을 등록해놓지 않았거나 없다는 사정 때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거나 대응을 포기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그러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활용한다면 특허권이 없어도 적극 대응할 수 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국내에 널리 알려진 타인의 상표, 상호 등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등의 부정경쟁행위와 타인의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를 방지하여 건전한 거래질서를 유지함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법이며,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권리의 등록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마트키 케이스 창작 업체인 A사는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엄청난 노력 끝에 출시한 제품을 모방하여 제작, 판매한 카피업체 B사를 상대로 부정경쟁행위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카피업체 B사는 A사 제품의 형태가 동종 상품이 통상적으로 가지는 형태에 불과하므로 모방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반박했으나, 법원은 스마트키 케이스가 스마트키 형태에 맞추어 제작될 수밖에 없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제품별로 개성이 발현될 수 있는 곡률, 폭, 덮개 유무까지 매우 유사한 점과 재료나 색상, 글씨체, 크기, 위치, 버튼 아이콘의 표현방식까지 유사하여 이들 요소가 결합한 전체적인 외관이 자타상품 식별이 어려울 정도에 이른다는 점을 통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1호 (자)목에 해당하는 부정경쟁행위임이 인정된다며 가처분 인용 결정을 내렸다. 해당 결정을 통해 A 업체는 본인들의 창작 디자인임을 인정받았으며. 디자인을 모방하여 판매한 모방업체들의 제작·판매 행위를 중단시킬 수 있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1호 (자)목은 “타인이 제작한 상품의 형태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대여·또는 이를 위한 전시를 하거나 수입·수출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라 보고 금지하고 있다. 다만, 제품 출시일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아야 하며, 통상적으로 가지는 형태는 제외하고 있다. 동종 상품이 통상적으로 가지는 형태란 동종 상품의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채택되는 형태로서, 상품의 기능·효용을 달성하거나 상품분야에서 경쟁하기 위하여 채용이 불가피한 형태 또는 동종의 상품이라면 흔히 가지는 개성이 없는 형태 등을 의미한다. 즉 상품의 기능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취한 형태는 보호를 해주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스마트키 케이스 창작 업체 A사의 대리인 법무그룹 유한(지식재산IP센터)의 고은희 대표변호사는 “카피제품으로부터 자신의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하면 출시 이전에 디자인등록을 하는 것이 좋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라도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보호가 가능하므로 적용 대상 및 예외 사유를 세밀히 확인하고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