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창원지법)
이미지 확대보기또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C(60대·업체 상무)에게 벌금 500만 원을,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B주식회사에는 벌금 1000만 원을 각 선고했다. 피고인 C가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 사건 작업은 롤러 위에 원기둥 형태의 주형틀을 올린 후, 롤러를 가동하여 주형틀을 회전시키고 냉각수를 분사하며 주형틀 안에 고열의 쇳물을 주입, 원심력을 이용해 원형 파이프 형태의 주물을 제조하는 작업으로, 주형틀 표면에 흠집이 있거나 주형틀의 무게가 가벼울 경우 주형틀이 회전하면서 진동이 발생해 롤러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고, 주형틀의 길이가 냉각수 분사대의 길이보다 짧을 경우 냉각수가 주형틀 안으로 유입되어 수증기 폭발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피고인 회사의 안전관리 책임자인 피고인 A에게는 고열물인 쇳물의 비산 및 유출 등으로 인한 화상 등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근로자에게 방열복 등 보호구를 착용하게 하여야 할 안전조치의무 및 같은 내용의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고, 피고인 C에게는 안전하게 작업을 진행하여 사고를 미리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의무를 위반하여, 2020년 12월 30일 주형틀이 롤러에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한 작업 방법이나 설비를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 등 근로자들에게 방열복 등 보호구도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진행하게 했다.
결국 이날 오전 10시 5분경 이 사건 작업 중 회전하던 주형틀에 진동이 발생하면서 주형틀이 바닥으로 기울어 주형틀 내부로 냉각수가 유입됐고, 수증기 폭발이 발생하면서 주형틀 덮개와 고열의 쇳물이 비산하여 피해자를 덮치게 했으며, 이로 인하여 화염화상(심재성 2~3도, 41%) 및 오른 다리 절단상 등을 입고 이송 치료를 받던 피해자를 2021년 2월 5일 낮 12시 57경 부산의 한 병원에서 사망하게 했다. 결국 피고인들은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들 및 변호인은 "주형틀이 롤러에서 이탈하는 경우를 예측하기 어렵고, 동종업계에서 롤러에 주형틀을 고정하는 장치를 둔 곳은 없으며, 피고인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입사와 동시에 방열복을 지급했음에도 피해자들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방열복을 착용하지 않고 작업을 했으므로 피고인들이 안전조치의무나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양상익 판사는 피고인 회사 작업장에서 주형틀이 이탈한 경우가 없었다거나 동종 업계에서 주형틀을 고정하는 장치를 설치하는 예를 알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들이 고열물을 취급하는 작업장에서 안전 조치를 다했다고 하기 어렵다(재해조사복명서에 주형틀 고정 장치 예시가 보인다). 또 피고인들이 평상시에 근로자들에게 방열복을 입고 작업하도록 관리·독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피고인 들 및 변호인의 주장을 배척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안전한 작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했고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가가 발생한 점, 피고인 A, 회사는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은 불리한 정상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주형틀을 이용한 원심주조 작업에서 주형틀이 롤러에서 이탈하는 사고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피고인 회사에서는 본건 사고 발생 전에 그러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었던 점, 주형틀의 이탈 방지를 위한 구체적 안전조치 지침은 없는 점, 피해자들도 방열복을 착용하지 않고 작업한 과실이 있는 점. 피고인 회사와 피해자의 유족 사이의 민사소송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와는 별도로 피고인 회사가 1억 3천만 원을 지급하면 피해자 의 유족은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하기로 하는 강제조정이 성립됐고, 피고인 회사는 1억 3천만 원을 지급한 점, 피고인 회사는 다른 피해자와 합의한 점. 피고인 A는 벌금형을 넘는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피고인 C는 오래전에 민방위기본법위반으로 벌금을 받은 것 외에는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