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의5 재개발 조감도.
이미지 확대보기현재 총회 날짜가 점점 다가오면서 수주전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고, 양사 모두 물러서지 않는 치열한 신경전까지 벌이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논쟁은 두산건설의 공사비 적정성 여부다. 두산건설은 3.3㎡당 공사비로 474만원을 제시했는데 ‘이게 덤핑 공사비 아니냐’는 게 일부의 주장이다. 최근 원자잿값 상승과 러·우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공사비가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나중에 추가 공사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SK에코플랜트의 경우 3.3㎡당 558만5,000원을 제시해 두산건설보다 무려 84만원이나 비싸다. 비싸지만 현실이 반영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SK에코플랜트를 비호하는 이런 방식의 ‘저가 공사비’ 프레임이 오히려 SK에코플랜트에게는 자충수가 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작년 12월 안산 고잔연립3구역에 입찰하면서 숭의5 재개발보다 더 낮은 459만9,000원을 제시했다. 당시 브랜드와 도급순위에서 앞서는 현대건설과 맞붙었는데, SK에코플랜트 입장에서는 낮은 공사비로 조합원들에게 어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때 공사비는 ‘덤핑’이 아니라 ‘착한 공사비’였다는 게 SK에코플랜트의 입장이다.
결국 저가 공사비 프레임과 비슷한 논리를 반대로 적용하면 SK에코플랜트는 숭의5 조합원들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려 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공사비가 낮으면 덤핑이라고 공격하고, 공사비가 높으면 폭리라고 쉽게 말할 수 있다”며 “시공자를 선택할 때 조합원들에게 어떤 건설사가 유리한 제안을 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저가 공사비 논란은 추가 공사비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두산건설의 저가 공사비가 나중에 큰 폭의 추가 공사비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도 논리상 앞뒤가 맞지 않다.
먼저 양사는 공사비 산정 시점을 2022년 8월로 동일하게 제안했다. 이후부터는 양사 모두 물가인상에 따른 공사비 증액이 이뤄지게 된다. 다만 두산건설의 경우 물가인상에 따른 공사비를 조정하는 경우 건설공사비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중 낮은 지수를 적용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SK에코플랜트는 건설공사비지수를 적용한다. 최근 건설공사비지수가 소비자물가지수에 비해 상승률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공사비도 높고, 건설공사비지수를 적용하는 SK에코플랜트가 두산건설에 비해 추가 공사비가 더 많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인근 구역까지 들먹이며 두산건설의 공사비를 공격하고 나서자 해당 조합이 직접 숭의5 재개발조합에 항의 공문을 보내는 일까지 벌어졌다. 여의구역 재개발조합이 그곳인데, 숭의5 재개발 시공자 선정과정에서 여의구역 사업과 관련해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며 불쾌한 심기를 표출했다.
여의구역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시공사인 두산건설과 잡음으로 공사가 중단된 바 없다”며 “공사비는 472만5,000원으로 변동사항이 없고, 비례율 100%에서 115% 상승시키는 관리처분총회를 오는 9월 3일 개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숭의동 210-10번지 일대 숭의5는 면적이 3만3,832.9㎡로 여기에 지하 3층~지상 32층 아파트 637가구와 지하 5층~지상 20층 오피스텔 52실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지을 계획이다.
최영록 로이슈(lawissue) 기자 rok@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