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피부착명령청구자(피고인)에게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일명 전자발찌)의 부착을 명하고 준수사항을 부과했다.
이 사건 검사의 보호관찰명령청구는 기각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선고받은 사람은 전자장치부착등에 관한법률 제9조 제3항에 따라 그 부착기간 동안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호관찰을 의무적으로 받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보호관찰명령 청구는 별도로 청구할 이익이 없어 보인다며 기각했다.
피고인은 2022년 5월경부터 피해자(40대·여)와 교제한 사이로, 2022년 12월 15일경 피해자와 대화하던 중 피해자에게 ‘몸 팔고 돈 벌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해 다투었다가 화해한 사실이 있다.
피고인은 2023년 5월 11일 오전 07:00경 부산 에 있는 한 호텔 에서 피해자와 함께 투숙해 잠을 자고 있던 중, 먼저 잠에서 깬 피해자가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몰래 보다가 2022년 12월 15일자 문자메시지를 발견하고 잠을 자고 있던 피고인을 향하여 소리를 지르면서 깨운 후 위 문자메시지를 지우지 않고 그대로 둔 것에 대하여 욕설을 하며 따졌
고, 이에 피고인은 여러 차례 사과했으나 피해자가 계속해 항의하자 순간 격분해 피해자를 살해할 것을 마음먹었다.
그런 뒤 피고인은 위 객실 침대 위에서 주먹으로 신체 부위들을 수회 때리고, 리모컨으로 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때리고, 계속해 피해자의 배 위에 올라타 피해자의 목을 조른 후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침대 밑으로 밀어 즉석에서 피해자로 하여금 경부압박질식 등으로 사망하게 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했다.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직후 그 현장을 이탈하여 돈을 인출한 뒤, 인천공항을 거쳐 강원 화천군으로 갔고, 이 과정에서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하여 유심을 제거하는 용의주도함까지 보였고, 이러한 행위는 피고인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시도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범행을 숨기고 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여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
피고인은 유족들에게 진정한 사죄의 마음을 전하거나 피해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고, 유족들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
피고인은 술자리에서 처음 만난 여성이 술에 의하여 잠이 든 상태를 이용하여 강간하려고 하다가 위 여성의 저항으로 이를 잠시 단념하고, 다시 위 여성이 잠이 들자 그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여 준강간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피고인에 대한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도구(KORAS-G) 평가 결과, 총점 14점으로 재범위험성이 ‘높음’ 수준에 해당하고,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평가 결과, 총점 17점으로 정신병질적 성격 특성은 ‘중간’ 수준에 해당하며, 그 외 피고인이 분노 조절 문제로 행동 통제력이 미약한 점을 고려하여 종합적인 재범위험성이 ‘높음 또는 중간’ 수준으로 평가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실형 전과가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봤다.
하지만 "살인죄는 절대적으로 보호 받아야 하는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여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가하는 것이므로 그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피고인의 자신의 사과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격분해 피해자가 저항할 수 없었던 상태에 이르렀음에도 범행을 중단하지 않고 사망케 했다. 이러한 범행동기는 사회평균의 입장에서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것으로 피해자는 영문도 모른 채 생을 마감해야 했고 그 유족들 또한 한순간 가족을 잃는 황망한 상황을 겪게 됐고 그 비난가능성이 매우크다, 그 범행방법도 피해자와 연인관계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을 정도로 무자비하고 흉폭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는 위와 같은 정상들 및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 살인죄의 법정형(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법률상의 처단형의 범위(징역 5년~30년) 등을 종합해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징역 10년~16년)의 상한을 다소 벗어나 형을 정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