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슈DB)
이미지 확대보기1심 단독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15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변론종결일인 2023. 11. 28.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 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계엄포고는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되었고, 그 내용도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등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며 영장주의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므로, 해제 또는 실효되기 이전부터 이미 유신헌법, 현행 헌법, 구 계엄법에 위배되어 무효이다고 판단했다.
원고는 이 사건 계엄포고에 따라 영장 없이 체포, 구금되어 삼청교육대에서 순화교육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가혹행위를 당하는 등으로 신체의 자유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당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그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또 원고로서는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2023. 2. 7. 중대한 인권침해로 인정하는 취지의 진실규명결정을 하고 이를 원고에게 통지함으로써 비로소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 및 가해자를 명백히 인식했다고 보일 뿐이다. 원고는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일로부터 약 3개월이 경과된 2023년 5월 9일 이 사건 소를 제기했으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1억 5천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피고의 불법행위 시점부터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40년가량이 경과했는데, 위자료 액수를 산정함에 있어 국민소득수준이나 통화가치 등의 상승폭을 반영했으므로, 이 사건 변론종결일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단희생사건’, 같은 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조작의혹사건’에 대하여 진실규명결정을 한 경우 그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민법 제766조 제1항의 단기소멸시효와 관련하여 ‘손해 발생 및 가해자를 안 날’은 진실규명결정일이 아닌 그 진실규명결정통지서가 송달된 날이다(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20다205455 판결 등 참조).
1980. 7. 29.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는 사회악일소 및 순화교육을 명분으로 삼청계획 5호를 입안했고, 1980. 8. 4. 구 계엄법(1981. 4. 17. 법률 제344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계엄법’이라 한다) 제13조에서 정한 계엄사령관의 조치로 계엄포고 제13호(이하 ‘이 사건 계엄포고’라 한다)가 발령되었다.
이 사건 계엄포고에따라 계엄사령부 지휘 아래 군·경이 별도의 체포·구속영장 없이 6만여 명의 대상자를 검거하고 그 중 약 4만 명을 군부대에 설치된 삼청교육대에 수용해 순화교육, 근로봉사, 보호감호를 시행했고, 그 와중에 다수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
원고는 1980. 8. 21.경 대구 북부경찰서에 검거·구금되어 B급 판정을 받아 1980. 9. 5.경부터 1980. 10. 4.경까지 제1179부대에서 순화교육을 받았고, 동해안경비사령부 근로봉사대에 배치되어 강제노역을 하던 중 1981. 1. 16. 제2사단으로 이감된후 청송 제1보호감호소, 청송 제2보호감호소를 거쳐 1983. 4. 28.경 출소 결정을 받아 1983. 5. 1.경 퇴소했다.
다.
한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과거사정리법’이라 한다)에 따라 설치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2. 7. 20. “원고가 1980. 8. 4.경부터 1980. 11. 15.경까지 삼청교육을 받았음이 규명되었다”는 내용의 진실규명 결정을 한 후 이를 원고에게 통보했다.
원고는 2004. 11. 18. 삼청교육피해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에 삼청교육피해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8조 및 동법시행령 제11조의 규정에 의하여 보상금을 신청해 2005. 7. 20.경 위 위원회로부터 장애보상(상이자)금으로 11,105,390원을 지급 받았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