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 초등생 상대 묻지마 범죄 실행 20대 여성 '집유·보호관찰'

기사입력:2024-05-09 11:46:17
울산지법·가정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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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울산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이대로 부장판사, 이충원·이창건 판사)는 2024년 5월 3일,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보다 약한 초등생을 골라 가해행위를 한 이른바 ‘묻지마 범죄’를 실행해 살인미수(예비적 죄명 살인예비, 특수폭행) 혐의로 구속 기소된 피고인 겸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20대·여)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에 대해 5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하고 별지 기재 준수사항을 부과했다.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는 검사의 이 사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의 부착명령청구는 기각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보호관찰을 받도록 명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까지 명하여야 할 필요가 있을 정도로 장래에 다시 살인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① 피고인에 대한 성인 재범 위험성 평가도구(KORAS-G) 평가 결과 재범위험성이 ‘높음’ 수준으로 평가되었으나, 그 총점(13점)은 ‘높음’ 수준(총점 12점~29점)에서 높지 않은 편에 속하고, 피고인에 대한 사이코패스 선별도구(PCL-R) 평가 결과는 ‘중간’ 수준으로 평가된 점, ② 피고인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③ 피고인에 대한 보호관찰명령만으로도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어느 정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

- 피고인 겸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는 불안 반응과 수면 장애를 가지고 있던 중 불특정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2023. 11. 14. 오후 6시 50분경 울산 동구의 한 편의점에서 커터칼을 구입해 점퍼 주머니 안에 넣은 채 울산 동구에 있는 한 고등학교 근처에서 피해자를 물색하다가 같은 날 오후 7시경 혼자 그곳을 지나가던 피해자 B(12·여)F를 발견한 후, 피해자에게 다가가 어디에 사는지, 몇 살인지 등을 묻고, 피해자가 계속 걸어가자 피해자를 따라가다가 살해하고자 높이 약 1.2m의 도랑으로 피해자를 넘어뜨리기 위해 피해자를 양손으로 밀었다. 그러나 피해자가 넘어지지 않고 도주하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

검사는 예비적 공소사실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따라가다가 피해자를 넘어뜨린 후 커터 칼로 살해하고자 피해자를 손으로 밀었으나, 피해자가 넘어지지 않고 도주하는 바람에 범행에 착수하지는 못했다. 이로써 피고인은 살인죄를 저지를 목적으로 예비하고,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폭행했다’는 내용의 살인예비 및 특수폭행의 점을 추가했다. 그러나 주위적 공소사실인 살인미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므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은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해자를 밀친 행위는 인정하나,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해 조산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음이 인정된다며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고인은 범행 직후 스스로 경찰 신고를 하고서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피해자를 죽이려고 밀쳤는데 도망갔다. 피해자를 찌르려다 손에 피가 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는 피고인이 자발적으로 한 최초의 진술로서 그 내용도 상세하여 신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피해자를 밀친 이유를 물어보는 검사의 질문에 “그때 당시 친구와 약속이 깨졌고, 그 부근에 있는 학교에서 안 좋은 일도 있어서 안 좋은 마음에 단순하게 시비를 걸고 싶은 나쁜 마음이었지, 죽이려고 할 생각은 없었다.”라고 진술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을 사서 소지하고 아무런 일면식도 없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인 피해자를 인적이 드문 곳으로 유인하여 높이 약 1.2m의 도랑 쪽으로 밀친 행위는 단순 시비로 볼 수 없고, 그 시간과 장소, 대상의 연령, 사전에 준비된 도구 및 피고인의 최초 설명에 비추어 살해의 의사를 가진 행위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이와 같은 묻지마 범죄는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범행에 대처하기도 어려워 사회적으로도 큰 불안감을 야기한다. 범행 동기, 범행의 수단 및 방법, 범행 대상의 특정 경위 등에 비추어 피고인을 엄히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사건 범행이 다행히 미수에 그쳤고 피해자에게 다친 곳은 없어 보이는 점, 피고인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으로 5개월이 넘은 구금생활을 통해 깊이 반성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나이가 어리고 피고인의 가족들이 피고인의 곁에서 재범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점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내에서 형을 정했다.

[준수사항]
보호관찰기간 동안, 1. 매일 00:00부터 06:00까지 보호관찰소에 신고한 주거에 머물고 외출하지 말 것. 다만, 부득이 외출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미리 보호관찰소에 신고할 것.
2. 피해자 또는 그 가족을 직접 만나거나 그 거주지, 직장 등에 접근하지 아니하고, 전화, 우편, 문자메시지, SNS 등 그 어떠한 방법으로도 먼저 연락하지 아니할 것.
3. 놀이터나 유치원, 아동보육시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아동·청소년 대상 사설 학원 등 교육시설 및 ‘어린이·노인 및 장애인 보호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규칙’에 따라 지정된 어린이 보호구역에 출입하지 말 것.
4.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의 음주를 하지 말고 이를 확인하기 위한 보호관찰관의 요구에 성실히 응할 것.
5. 정신과 치료를 받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정기적으로(최소 3개월에 한 번씩) 보호관찰관에게 보고할 것
6. 재범방지와 성행교정을 위한 교육, 치료 및 처우 프로그램에 관한 보호관찰관의 지시에 따를 것. 끝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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