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청법 위반 사건, 집행유예 기준과 그 의미

기사입력:2024-10-08 14:12:07
사진=이보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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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최근 디지털 성범죄가 증가하면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위반 사건의 처벌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법정에서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법적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불구속 상태로 기소되더라도 1심 판결에서 법정구속 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청법 위반 사건에서 실형을 피하고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집행유예 선고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양형 요소를 분석해본다.

피고인이 아청법 위반 혐의를 인정받더라도,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인 경우 양형에서 감경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피해자가 촬영한 동영상이나 사진을 즉시 삭제하거나, 배포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면 이는 특별 양형인자로 고려된다.

한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실시간 방송 어플리케이션에서 미성년 피해자를 알게 된 후, 피해자로부터 사진을 촬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비록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아청법상 '제작' 혐의에서 벗어날 수 없었지만, 범행 후 사진을 즉시 삭제하고 피해자에게 거액의 합의금을 제공해 피해 회복에 노력한 점이 참작되었다. 해당 사건에서 피고인은 아무런 전과가 없었고, 수사 단계에서부터 범행을 일관되게 자백하며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사회봉사를 했다. 법원은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수원지방법원 2023. 4. 13. 선고 2022고합707).
반대로, 범행 자체가 중대하고 장기간에 걸쳐 지속되었거나 피해자가 다수인 경우에는 집행유예보다는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 범행이 심각할수록 집행유예 기준에 미치지 못하며, 중대한 사회적 범죄로 간주된다.

피고인은 4년 동안 수십 명의 피해자와 인터넷 영상통화를 하면서 돈을 주겠다는 명목으로 성적 행위를 촬영하게 했다. 피고인은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일체를 자백했지만, 피해자가 다수이고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징역 5년을 선고하며, 범행의 중대성과 피해자 수에 따른 실형 판결을 내렸다(서울고등법원 2023. 6. 29. 선고 2023노658).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서 피고인이 방조 혐의로 기소된 경우, 직접적인 제작이나 배포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참작될 수 있다. 이 경우, 집행유예가 선고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SNS를 통해 불법 유료방을 운영하는 범죄 조직에 가담한 피고인은 제작이나 배포를 하지 않았지만, 키워드 검색 작업에 참여해 공범들의 배포를 도왔다. 피고인은 유료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았고, 인증 사진을 게시하지도 않았으며, 직접적인 제작·배포 행위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이 양형에 참작되었다. 법원은 이와 같은 소극적 가담을 인정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대구지방법원 2022. 7. 22. 선고 2021고합488).
항소심에서는 피고인의 반성 태도와 재범 가능성 등을 고려해 원심에서 선고된 실형을 집행유예로 감형하는 사례도 있다. 피고인의 범행 인식 변화와 반성 여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피고인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링크를 판매할 목적으로 다수의 영상을 소지하고 있었으나, 실제 판매로 이어지지 않은 점과 항소심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의 태도를 보였다는 이유로 감형을 받았다. 피고인은 항소심에서 자신의 범행을 전면 인정하며 깊이 반성했고, 이를 토대로 법원은 1심에서 선고된 중형을 파기하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부산고등법원 2023. 5. 11. 선고 2022노101).

아청법 위반 사건에서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는 기준은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범행의 중대성, 피고인의 반성 태도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형사 사건에서 변호사의 역할은 이러한 양형 자료를 충분히 준비하여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진정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형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재범 방지와 교화를 위한 법의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다.

법은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이 다시 사회에 나와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범죄 이후의 태도와 피해자에 대한 책임 의식이 법적 판단에 있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도움말 : 이보람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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