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오히려 더 끔찍한 범죄일수록, 더 복잡한 미스터리일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것 일까요?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Penn State University Beaver Campus)의 케빈 베넷(Kevin Bennett) 교수는 잔인한 범죄나 미스터리와 같은 이야기에 사람들이 빠져드는 이유는 "감정적, 진화적, 도덕적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인간의 뇌는 범죄와 미스터리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며 단순한 오락 이상의 깊은 심리적 의미를 갖는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사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에 케빈 베넷(Kevin Bennett) 교수가 기고한 <우리가 진짜 범죄와 미해결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3가지 이유(3 Reasons We Love True Crime and Unsolved Mysteries)>를 소개합니다.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의 '케빈 베넷' 심리학 교수는 우리가 강력 범죄나 미해결 미스터리에 빠져드는 이유는 생존 본능과 심리적 요인, 그리고 도덕적 호기심 때문이라고 말한다. / 이미지 디자인=cultrein AI디자인팀
이미지 확대보기1. 감정적 요인: 두려움
인간은 본능적으로 두려움, 긴장감, 호기심과 같은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끌린다. 이러한 감정은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자극하여 흥분이나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병적 호기심(morbid curiosity)'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되는 상황을 피하려고 노력하지만, 완전한 회피는 실제 위험 상황에서 적절히 대응하는 방법을 모르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진짜 범죄 이야기는 안전한 환경에서 실제 위험 상황에서의 감정을 경험하고, 현실 세계의 불안을 구조화된 이야기 형식으로 처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세상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불안정하고 복잡하다. 혼란한 사회 속에서 진짜 범죄 이야기는 현실에서 느끼는 불안을 정리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 덕분에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범죄 해결 커뮤니티에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사건을 함께 분석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소속감과 참여하는 즐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2. 진화적 적응 : 생존
진화론적 관점에서, 위험한 상황과 범죄 행동에 대한 학습은 개인이 위협을 더 잘 이해하고 잠재적 위험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진짜 범죄에 대한 우리의 매력은 고대 생존 메커니즘에서 비롯될 수 있다. 이는 잠재적 위협에 대한 높은 주의가 우리 조상들의 생존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두려움과 호기심은 인간 감정의 핵심 요소로, 속임수・공격성・사회적 일탈의 패턴을 인식해 복잡한 사회 환경을 탐색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감정의 생물학(Biology of emotions)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두려움이 동물의 생존에 필수적이며, 기본적인 두려움 학습과 반응이 최소 7억 년 전부터 존재했다고 주장한다. 생존에 대한 감정적 반응은 우리의 심리에 깊이 뿌리박혀 있어, 사람은 본능적으로 위험과 도덕적 딜레마가 포함된 이야기들에 끌리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주제에 대한 관심의 정도는 감각 추구 경향과 같은 특정 성격 특성, 개인적인 경험, 그리고 미디어 노출과 같은 문화적 영향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3. 도덕적 요인 : 정의
실제 범죄 이야기는 종종 정의, 도덕성,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을 탐구할 수 있는 도덕적 틀을 제공한다. 미해결 미스터리는 공동의 흥미를 유발해 사람들이 진실을 밝히기 위한 공동의 노력으로 결속감을 형성하게 한다. 그러나 미스터리는 불안감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인간의 뇌는 결말과 이해를 추구하도록 설계돼 있어, 해결되지 않은 사건에 직면하면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나 침입적 사고(intrusive thoughts)를 경험할 수 있다. 결말의 부재는 지속적인 호기심과 집착을 불러일으켜 사람들이 세부 사항을 재검토하고, 이론을 구성하며, 추측성 논의에 참여하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진짜 범죄와 미해결 미스터리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감정적 자극, 생존을 위한 학습, 도덕적 탐구의 결합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흥분과 참여감을 제공하며, 인간 본성과 사회적 행동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고 베넷 교수는 밝혔다.
▶기사 원문
"3 Reasons We Love True Crime and Unsolved Mysteries", Kevin Bennett Ph.D., Psychology Today, January 25, 2025.
김지연(Jee Yearn Kim) Ph.D.
독립 연구자로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 형사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Psychology of Criminal Conduct), 범죄자 분류 및 위험 평가(Offender Classification and Risk Assessment), 효과적인 교정개입의 원칙(Principles of Effective Intervention), 형사사법 실무자의 직장내 스트레스 요인, 인력 유지 및 조직행동(Workplace Stressors, Retention, and Organizational Behavior of Criminal Justice Practitioners), 스토킹 범죄자 및 개입 방법(Stalking Offenders and Interventions)이다.
김지연 형사정책학 박사 cjdr.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