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최재원 변호사 “갈라파고스 법률시장, 법조인 교육 개혁”

기사입력:2017-01-06 14:47:06
[로이슈 외부 법률가 기고 칼럼]

<갈라파고스 법률 시장, 합리적 법조인 교육으로 개혁해야>

최재원 변호사(최재원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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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변호사
최근 언론에 법조인의 부정부패, 사법권을 악용하는 개인 일탈 사례 등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민주 시민사회 최후의 보루인 사법제도, 그 중추인 변호사 양성제도의 역사적 기원부터 살펴보고, 다시 한 번 더 원점부터 개혁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 근대 서구사회에서 유래한 인권과 함께하는 합리적 사법제도는 결국 그 구성원 한명 한명의 양성제도를 개혁하는 데에서 출발할 수 밖에 없다. 갈라파고스적인 고립된 과거 제도를 가지고서는 더 이상 합리적인 시민사회의 인권을 보호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나라 사법시험 제도의 연원은 일본을 거쳐 도입된 독일의 6년제 법과대학제도에서 시작된다. 독일은 고등학생이 6년제 법과대학에 입학하고, 4년은 대학에서 교육받으며, 나머지 2년은 교육역량이 있는 변호사사무실에서 공부하고, 졸업시험을 거쳐 변호사가 된다. 일본과 한국은 과거 독일의 제도를 4년의 법과대학 학부공부를 거쳐 사법시험에 합격한 인원에 대해서만 2년의 사법연수원 교육을 거쳐 변호사 등 법조인을 배출해 왔다.

한편 변호사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시험에서 다루는 내용도 일본과 독일은 학설을 일체 배제하고, 법원의 판례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유독 대학 교수의 교재에만 등장하는 학설들을 사법시험의 주된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물론 법조인 양성을 하는 사법연수원의 수업과 시험에서는 당연히 판례를 중심으로 교육과 시험이 이루어진다. 결국 앞으로의 개선된 변호사시험은 독일, 일본, 미국 그리고 우리나라 사법연수원 시험과 같이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판례를 중심으로 다루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또한 사법연수원의 교육은 판사와 검사의 실무에 적합한 교육 즉 판결문 작성과 검사의 공소장 작성이 교육목표의 주된 내용이었다. 국민참여재판을 위한 토론역량을 강화하거나 고객상담을 통해 법정쟁점을 찾는 등 변호사 실무에 적합한 교육내용을 갖고 있지 않았다.

변호사시험과 법조계 실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은 판례 법리를 리서치하고, 법원과 검찰에서 판례법리를 중심으로 합리적인 주장을 펼치는 것이다.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교육해야 할 내용도 역시 판례법리의 리서치 역량과 합리적 주장을 펼칠 수 있는 토론의 장과 법률문서의 작성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결국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앞으로 필요한 교수요원은 종래의 교수요원을 양성하는 논문작성방법과 학설 리서치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법학교육에 적합한 박사학위 소지자나 강의 경력 소지자가 아니다. 변호사 자격을 갖추고, 변호사로서 실무경력을 갖춘 실무 전문가가 강의를 해야 한다.

현재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수진은 상당 수 향후 5년 이내에 정년퇴임을 앞둔 박사학위 소지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후임교수는 국내나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론 전문가보다는 국내외에서 소송과 자문 등 법률실무 경력을 쌓은 국내 혹은 외국의 변호사 자격증을 갖춘 실무가로 보완되어야 한다. 국내 대학에 존재하는 교수요원 양성과정인 일반 대학원의 박사과정 역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량에 부합되는 후보자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종래의 박사과정 연구자의 선발방식과 교육방식에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

다만, 현재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연봉은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를 교수로 영입하기에 있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변호사 양성을 위해 필요한 교육이 실무역량에 있다면, 교수진 역시 실무경험과 멀어져 있도록 하는 규제는 불필요하다. 변호사 출신 교수들의 변호사 겸직을 금지하거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수업시간 제한을 6학점에 고정시키는 등 불필요한 규제는 폐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상 법학전문대학원의 높은 수업료는 실무교육에 있어 교수 1인당 학생수 제한 규제가 지나치게 강하기 때문이다. 일반 대학원이나 학부에 비해 교수 1인당 학생수는 적게 구성하고, 교수의 연봉은 높게 구성하기 때문에 등록금이 높아지는 것이다. 실무교육에 불필요한 규제를 없앤다면 일반 대학원 수준의 등록금으로도 충분히 법학전문대학원을 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시험에서 다루는 내용도 실무교육의 내용과 목표에 맞게 변경되어야 한다. 미국 로스쿨 입학시험인 LSAT는 비문학 지문만을 다루고 있고, 설명문을 이해할 수 있는지 여부, 논리적 해석을 할 수 있는지 여부 및 오류를 판단하는 합리적 이성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LSAT의 추리영역 역시 고등 수학의 숫자를 묻기 보다는 계약서 작성, 법률제정, 행정규제 작성 등 실제 법률업무에서 필요로 하는 있을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 상황을 나열하고, 그 상황마다 적합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은 비문학인 법리를 설명하고 있는 설명문이고, 법률 실무역량에 필요한 것은 합리적 주장, 토론과 법률문서의 작성능력이다. 그러나 현재 입학시험 즉 LEET 시험은 대학생 입학시험인 수학능력 시험의 언어와 수학에나 등장할 법한 문학해석 능력이나 고등수학을 다루고 있다. 법률 실무 전문가인 변호사를 양성하는 법학전문대학원 수업에 필요한 역량을 묻는 시험으로 개편될 필요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가 필요로 하는 변호사는 법정에서 혹은 고객과의 상담과장에서 합리적인 법리검토와 주장을 통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이다. 법학전문대학원과 변호사시험의 운영 주체들이 앞으로도 보다 과학적인 대학원 선발시험 제도, 실무전문가인 변호사를 통한 교육과정 확충, 실무형 판례 중심의 변호사시험 변화 등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으로 양성하는데 더욱 노력하기를 기대한다.

<최재원 변호사(최재원 법률사무소) 주요 약력>

학력
보스턴대학교 로스쿨 미국법과정 지식재산권심화과정 졸업(LL.M., 2005)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2013)

경력
테크앤로 법률사무소 변호사 (2014.4.25.-2015.4.30.)
변호사 최재원 법률사무소 (2015.5.1-현재)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콘텐츠정책연구포럼 전문가위원 (2015.6.-현재)
주식회사 북팔 법무이사 (2015.7.25-현재)
사단법인 한국중재학회 이사 (2016.1.1.-현재)

자격취득
변호사, 대한민국 (2014) 제3회 변호사시험 합격
변리사, 대한민국 (2014)